[천안함 4주기] “국민들이 ‘숭고한 희생’ 망각할까 두려워”  조용근 천안함재단이사장 

“무엇보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이 점점 국민들에게 잊혀가는 것이 안타깝고 두렵습니다.”

조용근(68) 천안함재단 이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서초동의 한 사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이 올해로 4년째를 맞았는데 이미 상당수 국민들은 사건이 언제 일어났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다”며 “법률적으로 국가 주도로 추모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시한이 5년밖에 되지 않는데, 이후 추모 열기마저 시들해져 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장병들이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영영 잊힐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천안함재단은 천안함 사건 이후 걷힌 국민 성금 중 유가족에게 지급하고 남은 140억여 원을 기금으로 2010년 설립됐으며 조 이사장(당시 한국세무사회장)은 그해 12월 임기 3년의 초대 이사장을 맡아 지난해 12월 연임됐다.

또 조 이사장은 천안함 사건이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여전히 왜곡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눈으로 직접 천안함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학생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천안함 선체 견학사업을 진행 중인데, 처음에는 정부 발표를 믿지 않았던 사람들도 현장 방문 뒤에는 대부분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믿어왔다는 점을 깨닫고 돌아간다”며 “하지만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따라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이사장은 최근 이정희(45) 통합진보당 대표가 천안함 사건 희생 장병에 대해 북한의 조의 표명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일각에서는 ‘선거용이다, 이석기 의원 등의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 재판을 의식한 계산된 행동이다’ 등의 의견도 있는 만큼 좀 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앞으로 천안함재단 운영과 관련해 지금껏 재단 운영이 희생 장병들과 유가족들에게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우리 사회를 위해 보다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