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훈정책 잘못 운영 국가유공자 지정은 3명뿐”

“천안함 피격 사건 괴담이 더 기승을 부리는 걸 보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현장을 보고 진실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천안함 피격사건 5주년을 앞두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조용근(69·사진) 천안함재단 이사장은 2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아쉬움을 토로했다. 천안함 추모 분위기는 오히려 가라앉는데 여전히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피격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은 데 대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천안함재단은 지난 21일 ‘46용사 추모 걷기대회’, 22일에는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음악회’를 열었다.

오는 26일에는 대전현충원에서 5주기 추모행사, 27∼28일에는 백령도에서 위령탑 참배 및 해상위령제를 각각 열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릴 계획이다.

천안함재단 출범 때부터 5년째 재단을 이끌고 있는 조 이사장은 천안함 5주기를 계기로, 호국·안보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는 한편,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에 대한 보훈정책도 전환적으로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미국같이 영웅으로 대접해 주지는 못할망정 천안함과 관련된 괴담과 유언비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유포되고 보훈 체계도 미비한 점을 보면 현실이 원망스럽습니다. 현장을 한 번만 봐도 그런 얘기들이 나오지 않을 텐데요.”

조 이사장은 “20일 대한민국호국보훈협회와 같이 주최한 ‘천안함 그 이후 5년! 이대로 좋은가’라는 세미나에서도 정부 보훈정책이 경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실질적 혜택이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며 “생존 장병 58명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데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이는 3명뿐인 현실이 잘 말해주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조 이사장은 “생존 장병은 죄인이 아니며, 누구라도 그 장소에 있었다면 피해를 봤을 것”이라며 “국민 성금으로 설립된 재단인 만큼 단 한 푼도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투명한 재단 운영을 ‘지상 명령’으로 알고 대국민 안보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