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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4-30 14:20
[연재]국세청장 “공보관 그 일 어려울텐테, 어려울텐데”<2015.04.10>[세정신문]
 글쓴이 : 세무법인석성
조회 : 2,074  
 

“조용근 서장! 공보관 맡아볼래?”

필자는 21세기 첫해인 2001년을 그 어느 해보다 바쁘게 보낸 것 같다.

연초(年初) 중부서장으로 나간 지 5개월여만에 다시 영등포서장 자리로 옮겼으며, 7개월 동안 여의도 방송 3사 등과 씨름(?)을 하며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그 한해도 마지막 문턱에 다다르게 되었다.

그 바쁜 와중에도 내 개인 신앙생활에는 꽤나 열성적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필자의 생각에는 과거 험난했던 세금쟁이 생활에서 어려울 때도 더러 있었지만 그때마다 무사히 그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음은 어떤 절대자의 적극적인 섭리가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주일날이면 아내와 함께 예배드리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 해 성탄절을 며칠 앞둔 어느 주일날 오전에도 필자는 예나 다름없이 인근 학교 강당을 빌어 사용하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휴대폰이 울렸다. 잠시후 끊겼다가 또다시 울렸다. 그렇게 하기를 세 차례나 반복되길래 이상하다 생각하고 얼른 교회 밖으로 나와서 휴대폰을 들었다.

“여보세요. 조용근입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용근 서장! 나 안정남 국세청장이야. 지금 어디야? 통화 가능해?”
“예! 청장님 제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만. 무슨 일이 있습니까?”

참고로 당시 필자는 그 분이 천주교 신자였던 것으로 알고 있어 편하게(?) 답변드렸다.

“예배 중이니까 내가 간단히 말할게. 다름 아니라 당신 말이야, 공보관 한번 맡아볼래? 그런데 그 자리가 어려울 텐데…, 정말 어려울 텐데….”

그 때 필자는 “예! 맡겨 주시면 열심히 일해 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사실 당신은 본청 재산세과장 자리가 적임인데…”
평소 안정남 국세청장답지 않게 계속해서 같은 내용으로 횡설수설하시는 것이었다.

그 공보관 자리가 어려운 자리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려울텐데…,”라는 말씀을 몇번씩이나 반복하시니 짜증이 났다. 그렇지만 그런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십여분 동안을 그런 내용으로 통화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이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당부까지 하시면서 휴대폰을 끊으셨다.

필자는 한동안 멍했다. 왜 이 어른께서 뜬금없이 이렇게 횡설수설하실까? 다시 예배당 안으로 들어와 예배를 드리려고 하는데 마음이 혼란스러워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가 없었다. 

중부서장 5개월, 영등포서장 7개월 그런데 또다시 다른 자리로 옮겨야 한다니…. 그것도 이번에는 정말 괴로운 자리로 알려진 ‘공보담당관’(이후부터는 편의상 ‘공보관’으로 호칭하고자 한다) 자리로 가야 하다니….

당시 필자는 50대 중반으로 젊지도 않은 나이인데 영등포서장 자리가 끝나면 어디로 옮겨갈까?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을까? 하고 가끔씩 뜬금없는 희망을 가져 보기도 했었지만 이렇게 갑자기 생각치도 못한 공보관 자리라니…, 또다시 머리가 띵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도달한 결론은 ‘일단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보자’ 하고 다시 정신차려 예배를 드렸지만 그날 하루는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또다른 한편으로는 안정남 국세청장의 그때 통화 내용으로 봐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런데 그 의문이 확 풀린 것은 한달 가량 후에 터졌던 ‘전국 23개 중앙 언론사에 대한 동시 특별세무조사’였다.

그 때 필자는 무릎을 쳤다. “아하! 그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구나” 하고…,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안정남 국세청장께서는 이 엄청난 일을 치밀하게 사전준비해 놓으셨던 것 같았는데 문제는 언론사를 맡아 줄 공보관 자리에 누구를 앉힐 것인가에 대해서 꽤나 고민을 하신 것 같았다. 그러시면서 필자를 유력한 후보자(?)로 미리 점찍어 놓으셨던 것 같았다.

지금 돌이켜 보니 당시 2~3년 동안 서울청 조사국 과장자리 세군데와 중부서장과 영등포서장 등 무려 5군데 자리를 빠른 속도로 거치게 하시면서 여의도 방송3사를 비롯한 유수 언론사를 접촉해 나가는 필자의 능력 하나하나를 예의 주시하셨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훈련 과정을 통해 은밀하게 공보관 훈련을 시켜 오신 것이 아닌가 하는 내 나름대로의 생각도 해 보았다.

드디어 그 해 연말, 필자는 국세청 공보관 자리에 내정되었다는 국세청 수뇌부로부터 구두연락을 받았다. 또 내정 사실을 출입기자단에게도 미리 통보하신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출입기자단 간사로부터 상견례를 겸한 저녁식사 제의도 받았으나 정식 발령을 받으면 그때 인사 드리겠다고 정중하게 사전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정말로 바빴던 그 한 해를 마감하면서 앞으로 나에게 닥쳐올 태산 준령 같은 어려운 고비 고비들을 잘 넘길 수 있기를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또다른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평생 세금쟁이'-(44)

<계속>-매주 水·金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