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증여세 물납에 양도세 부과, 법원의 판단은?

증여세의 물납은 자산의 유상양도로 봐야 하고, 양도소득이 있는 경우 양도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부(재판장 최상열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이 제기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증여세 물납은 공법상 대물변제 성격을 가진 유상양도에 해당한다"며 A씨 등이 과세에 불복해 청구한 취소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어머니로부터 토지의 일부 지분을 증여받았다.

그들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증여와 관련해 증여세를 신고하면서 자신들의 지분에 대해 물납을 신청한 후 지분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물납했다.

국세청은 A씨와 B씨가 낸 물납이 소득세법상 양도라는 전제에서 관련 소득세법 규정을 적용해 취득가액은 어머니가 취득한 가액으로 하고 양도가액은 물납가액으로 해 차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A, B씨는 "물납은 조세의 납부방식에 불과한 것으로 이를 통해 소득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물납으로 인한 증여세 감소는 자산의 유상양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양도소득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고법 재판부는 "증여세 물납은 자산의 유상적 양도로 봐야 하고, 양도소득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증여세 물납은 증여세를 금전으로 내는 것 대신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으로 납부하는 것으로서 그에 따라 납세의무자는 증여세 채무를 면하게 되므로 이는 공법상 대물변제적 성격을 가진 유상양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물납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판단에 따라 수익을 실현하는 일반적인 부동산의 처분이나 대물변제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물납이 자산의 유상양도에 해당하고, 다른 요건들도 모두 충족했기 때문에 증여세 물납에 따른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양도세 관련 규정에 따라 '취득가액을 A씨 등의 어머니가 이 부동산을 취득할 당시의 취득가액'으로 계산한 국세청의 과세처분은 적법하다"며 A씨 등의 청구를 기각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6누39919]

▲중복세무조사→적법절차 위배로 '위법'

같은 사업연도를 대상으로 2회에 걸쳐 이루어진 세무조사는 중복세무조사에 해당하고, 이는 적법절차에 위배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5부(재판장 조해현 부장판사)는 최근 A씨 등이 제기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2차 조사와 4차 조사는 2009사업연도를 조사대상기간으로 한 조사로 대상 기간 면에서 중복세무조사에 해당한다"며 적법절차 위배로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C사는 지난 2006년 5월경 발행주식총수가 액면가 5000원의 46만주였는데, 그중 A씨가 12만8000주를, B씨가 10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A, B씨는 보유주식 합계 23만주를 D사에 양도했고, C사는 이사회를 열어 주식소각을 위해 D사로부터 위 주식 23만주를 1주당 2만7886원, 합계 64억1378만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내용을 의결하고 D사로부터 23만 주를 매수했다.

이후 C사는 2009년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D사로부터 사들인 23만주의 주식을 소각함으로써 자본금이 절반으로 감소한 11억5000만원이 됐다.

국세청은 주식소각이 실행된 2009년 3월 A, B씨에게 의제배당소득이 발생했다고 판단해 A, B씨에게 2009년도 귀속 종합소득세를 각 부과했다.

한편 국세청이 과세하기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으며, 이 중 2차와 4차 조사에서 모두 2009사업연도가 조사대상에 포함되면서 중복조사여부가 쟁점으로 다퉈졌다.

고법 재판부는 "중복세무조사의 금지가 도입된 배경과 취지에 비춰, 어떠한 세무조사가 중복세무조사에 해당할 경우 적법절차에 위배된 것으로서 그에 기초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고 전제했다.

고법은 이어 "관할세무서장이 A, B씨에게 세무조사통지를 보내 시행한 2차 조사는 그 세목과 과세기간이 '증여세'와 '2004. 1. 1. ~ 2006. 12. 31.까지'로 되어 있지만, 조사사유에 분명히 'C사의 2008~2009 사업연도 주식변동에 대해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조사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밝히고 있었고, 관할세무서장이 2011년 1월에 A, B씨에게 보낸 출석요구 및 자료소명 안내서에도 주식 양도와 관련한 2009년도 C사 주식변동과 그로 인한 A, B씨의 소득세 부분이 조사대상이라는 것이 분명히 밝혀져 있었다"고 판시했다.

고법 재판부는 "이후 중부지방국세청장이 2013년 8월 A, B씨에게 시행한 4차 조사 역시, 조사대상과 조사대상기간을 각각 '증여세', 2006사업연도, 2009 사업연도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 B씨의 C사 주식 매도와 그 소각과 관련한 소득세 부분을 조사해 의제배당소득으로 판단했으므로 앞서 본 2차 조사와 4차 조사는 세목과 과세기간면에서 동일한 중복세무조사에 해당하고, 양 조사가 중복세무조사임에도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재조사라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2차와 4차 조사는 A, B씨와의 관계에서 금지되는 중복세무조사에 해당하고 그에 기한 과세처분은 적법절차에 위배되는 점에서 위법하다"며 "이와 결론을 달리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과세처분 역시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참고 판례 : 2015누71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