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러시아 법인 선전 힘입어 사상최대 이익 시현

오리온이 지난해 베트남과 러시아 두 해외 법인의 선전에 힘입어 소폭의 외형 성장과 더불어 사상최대의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롯데, 해태, 크라운제과 등의 제품 가격 인상에 동참치 않고 홀로 착한가격을 고수해온 오리온이 국내와 중국시장에서는 다소 부진했지만, 베트남과 러시아 두 법인의 선전이 이 같은 호 실적을 합작해 냈다는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특히 손익의 괄목할만한 신장은 아동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지속과 수입과자·PB과자 등의 협공에 시달리며 고전중인 국내 제과시장에서 벗어나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주력하고 동시에 수익성 개선과 비용 절감 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연결 매출 0.2%↑ 영업이익 9.0% 증가...수익성 향상 돋보여

지난 사업보고서와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2조3862억원의 매출을 시현 전년도 2조3823억원 대비 39억원 가량 늘어 소폭이나마(0.2%) 성장세를 이어 갔다.

반면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인 326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2993.2억원과 비교해 약 269억원이 늘어 9.0%나 신장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게다가 당기순이익 역시 2408억원을 시현하며 전년도 1765억원과 비교 36.4%나 급증하며 사상최대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동시에 갱신하는 겹경사를 누렸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높은 환율 변동성 하에서도 해외 법인의 성장과 비용 절감 효과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NH, IBK, 키움 등의 증권사는 해외법인, 특히 베트남과 러시아의 선전과 각종 비용절감 정책이 이 같은 호 실적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리온의 연결대상 종속 법인 영화 배급사 '쇼박스'를 제외한 제과부문의 국내외 법인별 실적을 전년도와 비교해보면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의 선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제과부문, 국내와 중국법인 '저조'...베트남과 러시아는 '훨훨'

특히 베트남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045억원으로 전년도 1649억원대비 396억원이 늘어 24.0%나 급증하며 전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이어 러시아법인 5.3%와 중국법인 1.0% 성장하며 힘을 보탠 반면에 국내법인만 유일하게 4.0% 감소하며 전사 성장률을 훼손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대해 오리온은 지난해 1월 이천공장 화재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초코파이', '스윙칩' 등 주요 브랜드가 20% 이상 성장하고, 4분기엔 '초코파이 말차라떼',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말차' 등 신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도 스낵, 파이, 비스킷 등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맛을 선보이며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법인은 현지 제과시장 성장이 다소 정체(파이, 스낵, 비스킷, 껌 등 4개 카테고리 기준)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지화 기준 4.3%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에는 이른 춘절 효과가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했다.

올해도 지난해 선보인 '리얼 브라우니'를 비롯해 '리얼 치즈칩'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고, 기존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베트남 법인은 지난 한해 24.1% 성장하며, 베트남 진출 11년 만에 연매출 2000억 원을 돌파했고, '썸머캠페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며 성장을 주도했다.

올해 역시 고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력 카테고리인 파이, 스낵 제품의 시장 내 리더십을 강화하는 한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지역 수출을 늘려 오리온 그룹 제 2의 성장 동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러시아 법인도 장기간 이어진 루블화 하락에 따른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초코파이' 수익성 개선 및 거래처 확대를 통해 현지화 기준 12.9% 성장했다고 밝혔다.

외형에 이어 영업이익에서도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법인별로 살펴보면 국내는 지난해 790억원 대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16.8% 감소했고, 중국에서도 약 3.0% 줄었지만 베트남법인이 약 92.9% 증가한데다가 러시아 법인도 100.0%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 영업이익 시현에 일조했다.

아울러 제과부문 외에도 연결대상 종속법인인 쇼박스가 '검사외전', '터널', '럭키' 등의 흥행으로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전사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합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리온의 향후 영업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신중한 편이다.

NH투자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올해는 오리온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55%, 6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 성장률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투자 의견 Hold에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092억원(+5.2%)과 3375억원(+3.5%)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연구원은 “연결실적에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시장이 위안화 평가절하 및 중국 제과 업황의 역성장세, 여기에 국내 제과시장 또한 1~2%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수입제과와 PB제품의 시장 영향력 상승 부담고려하면 실적 개선 기대감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온 재경부문장 박성규 전무는 “힘든 경제 여건에도 불구 국내 사업이 지난해 4분기 성장세로 전환했고 해외사업도 지속 성장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R&D 협업체계의 활성화로 중국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마련, 효율 중심 경영으로 수익을 동반한 성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